로버트 패틴슨 주연의 영화 <더 배트맨(The Batman, 2022)>은 DC 유니버스 내 독립 세계관으로 출발하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특히 미국 박스오피스에서의 성과는 이 영화가 흥행적으로 어느 정도 성공했는지를 판단하는 핵심 지표가 된다. 본 글에서는 <더 배트맨>의 미국 내 수익, 시사회 반응, 평론가들의 평가를 중심으로 이 작품의 성공과 아쉬움을 균형 있게 분석해본다.
1. 수익: 흥행 성적과 의미
<더 배트맨>은 2022년 3월 4일 미국에서 개봉되었으며, 첫 주말 동안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약 1억 28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1위에 등극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개봉한 영화들 중에서도 상위권 성적으로, 팬데믹 시대 극장 개봉의 가능성을 증명한 흥행 결과로 평가된다. 총 북미 수익은 약 3억 7천만 달러에 달하며, 해외 수익 포함 전 세계적으로는 7억 7천만 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제작비는 약 2억 달러였지만 마케팅과 추가 비용을 고려하면 수익 대비 순이익이 크지는 않다는 분석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배트맨>은 코로나 이후 개봉한 블록버스터 중 가장 안정적인 수익을 거둔 작품으로 꼽힌다. 흥행 요인 중 하나는 로버트 패틴슨이라는 신선한 배트맨 캐스팅이다. 기존의 강인한 이미지보다 감정선이 깊고 섬세한 배트맨 해석이 팬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왔고, 새로운 세대의 배트맨으로 수용되었다. 또한 다크 누아르 스타일의 연출과 리들러를 중심으로 한 스릴러적 요소는 기존 슈퍼히어로 영화와의 차별화를 이끌었다. 흥행에는 IMAX, 돌비 시네마 등 고급 포맷 상영의 기여도 있었다. 약 30% 이상의 관객이 프리미엄 상영관을 찾으며, 팬들이 단순히 스토리뿐 아니라 ‘극장 체험’ 자체에 대한 만족도를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2. 시사회: 초기 반응과 팬덤 분위기
<더 배트맨>은 개봉 전부터 시사회 반응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미국 내 주요 도시에서 진행된 프리미어 시사회는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분위기가 퍼졌으며, 많은 영화 비평가들과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극찬을 남겼다. 특히 ‘기존 배트맨 영화와 다르다’, ‘더 어둡고 깊이 있는 해석이다’라는 반응이 주류를 이뤘고, 로버트 패틴슨의 연기에 대한 호평도 많았다. 이전까지의 우려—트와일라잇 이미지나 슈퍼히어로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선입견—은 시사회 이후 상당히 희석되었다. 영화의 톤이 전반적으로 어둡고 느린 전개를 가진 데다가 누아르 분위기가 강하기 때문에, 어린 관객보다는 성숙한 관객층에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팬 커뮤니티 내에서는 “가장 탐정다운 배트맨”, “히어로보다 인간적인 배트맨”이라는 평가가 많았고, 이는 영화가 추구한 방향성과 정확히 일치한다. 물론 초기 시사회에서는 일부 관객들이 3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과 다소 무거운 전개에 피로감을 느꼈다는 반응도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은 일반적인 히어로물에 익숙한 관객들과 비교해볼 때 새로운 시도에 따른 당연한 반작용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시사회 이후 형성된 긍정적 분위기는 입소문 효과로 이어졌고, 개봉 초기 박스오피스 돌풍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DC 팬덤 외 일반 관객에게까지 영화가 확산되며, 작품성에 대한 신뢰가 흥행으로 전환된 대표적 사례였다.
3. 평론: 비평가들의 시선과 논쟁
비평가들 사이에서도 <더 배트맨>은 다양한 평가를 받았다. 로튼 토마토에서는 비평가 신선도 85%, 관객 점수 87%로 양쪽 모두에서 고른 평가를 받았다. 많은 비평가들은 맷 리브스 감독의 연출력에 주목했다. 누아르 장르의 기본 문법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슈퍼히어로 영화의 클리셰를 탈피해 독립적이고 예술적인 시선을 부여한 점이 인상적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조명과 촬영 방식, 사운드 디자인은 다른 배트맨 시리즈와 확연히 구분되는 영화적 스타일을 만들었다는 평가다. 패틴슨의 연기는 감정적으로 억눌려 있으면서도 내면의 갈등을 깊이 있게 표현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반면 일부 비평가들은 이 배트맨의 정체성이 너무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했다. 브루스 웨인의 성장 스토리가 부각되지 않고, 히어로로서의 결단력보다는 우울함과 무력감에 머무른다는 비판이다. 리들러 역을 맡은 폴 다노의 연기에 대해서는 대체로 찬사가 쏟아졌다. 그의 사이코패스적인 면모는 히스 레저의 조커를 연상시키며, 강한 존재감을 남겼다. 다만 영화의 페이스, 장르적 무게감, 러닝타임 등은 비평가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리는 요소였다. 스릴러와 누아르의 장점을 살리려는 시도는 높이 평가되지만, 오락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잡기에는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도 존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배트맨>은 단순한 히어로물이 아닌, 장르 영화로서의 실험성과 예술적 완성도를 인정받았으며, 향후 DC 영화의 방향성에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된다.
4. 결론: 박스오피스 그 너머의 의미
<더 배트맨>은 단순한 흥행을 넘어, DC 영화의 스타일과 정체성을 재정립한 시도였다. 미국 박스오피스에서의 성공은 극장 개봉 영화의 생존 가능성을 증명했고, 시사회와 평론에서 얻은 성과는 작품성에 대한 신뢰를 쌓았다. 앞으로 후속작과 DC의 확장 세계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는 작품이다.